‘열화당 책의 학교’ 2015년 첫번째 특강 | 「옛 문헌에 담긴 전통 조영사상」 : 이상해 교수

열화당책박물관 2015 기획전 「우리 옛집, 지혜로운 삶의 공간: 한국의 전통가옥 문헌전」 특별강연
이상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2015년 9월 10일 목요일 오후 2시 열화당책박물관 1층

열화당책박물관에서는 문헌을 통해 한옥(韓屋)과 우리 전통건축(傳統建築)의 면면을 살펴보고 기록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2015년 기획전 「우리 옛집, 지혜로운 삶의 공간—한국의 전통가옥 문헌전」을 마련하여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난 9월 10일에는 우리 옛집을 비롯한 전통건축 문헌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한국인의 심오한 주거사상과 지혜로운 건축기술, 조화로운 자연관이 어떻게 문헌을 통해 기록되어 왔는지 살펴보는 귀한 강연회를 마련하여 성황리에 마친 바 있습니다.

이상해(李相海) 문화재위원장을 모시고 ‘옛 문헌(文獻)에 담긴 전통 조영사상(造營思想)’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강연에는 한국전통건축에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김영준 경세원 대표, 김시연 일조각 대표, 오창준 컬처북스 대표 등 출판인들을 비롯하여, 이번 기획전에 귀한 문헌을 대여해 주신 국회도서관의 이은철 관장과 김정란 정보봉사국장, 한국공연예술원의 양혜숙 이사장과 윤광봉 원장, 김용정 조병화문학관 관장, 장명희 한옥문화원 원장,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 곽광수 서울대 명예교수, 손세관 중앙대 교수, 최인수 서울대 명예교수, 한종구 청운대 교수, 홍광선 세종대 명예교수, 미술사학자 이기선, 이내옥 선생 등의 학자, 그 밖에 명법 스님, 서예가 강복영, 한국화가 김대현, 건축가 정영섭, 동화그림작가 오세나, 고양신문 이영아 대표와 최유진 부장, 장회운 예인미술 대표, 변기태 경안건업 대표, 그리고 출판도시문화재단·입주기업협의회 관계자, 출판도시 입주 출판사 직원, 건축학과 대학생 등 각계각층의 여러분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강연은 오늘날 사용되는 ‘건축’과 ‘한옥’이라는 용어의 유래와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짚어 보는 데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의 옛 기록에서 ‘건축’의 의미로 등장했던 ‘영조(營造)’ ‘조영(造營)’ ‘영건(營建)’이라는 용어와 ‘옥사(屋舍)’ ‘가사(家舍)’ ‘가옥(家屋)’ 등 살림집과 관계된 용어 본연의 뜻이 논의되었습니다. 현재 살림집을 의미하는 ‘한옥’은 넓은 의미에서 ‘한국의 전통양식으로 지은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 것의 부정이라는 의미가 이 용어에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이상해 교수는 전통 조영사상을 담은 우리의 옛 문헌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빈약하지만, 집이 들어서는 땅, 자연, 세계에 대한 전통사상을 알려 주는 문헌들과 건축들은 많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특히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 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손유헌의 『민택삼요(民宅三要)』 등 조선시대 풍수지리서와 실용문헌을 거론하며 여기에 담긴 거주, 건축 사상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어 조선의 성리학적 조영사상을 보여 주는 건축물로 이황의 도산서당(陶山書堂), 김굉필을 모신 달성의 도동서원(道東書院), 김수증(金壽增)의 화음동정사(華陰洞精舍), 경복궁의 경회루(慶會樓)를 예로 들며, 각 건축물에 성리학적 조영사상이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는지, 사진, 도면 등의 이미지 자료를 곁들여 소상히 짚어 주었습니다.

강연 후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지식산업사 김경희 대표는 우리 건축이 중국,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 차이점을 밝혀 달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청운대학교 건축과 한종구 교수는 『노반경(魯班經)』과 같은 풍수 관련 문헌이 사실상 건물의 척도를 재고 그것을 통해 길흉을 점치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개념의 풍수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강연에서 설명한 도동서원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좋은 풍수와 배치가 다른데 그렇게 배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하였습니다. 컬처북스 오창준 대표는 유교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건축의 대표적 사례인 종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고, 손세관 중앙대학교 건축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북경의 천단(天壇)과 같은 원형건물이 왜 없는지, 그 이유를 질문하였습니다.

이상해 교수는 유교에서는 위계질서를 중시하나 건축 구조나 배치에서 기하학적으로 반듯한 구조는 수용하지 않음을 한국건축의 큰 특성으로 들었습니다. 풍수에서 중요시하는 기운〔氣〕이 자연 속에서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으므로, 한국인들은 그 비직선적인 움직임에 맞게 건축의 구조와 배치를 택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종묘 건축 역시 남북으로 반듯한 구조가 아니라 약간 틀어져 있으며, 주변 조경도 중국처럼 반듯한 모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전통건축에서 원형건물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제후국으로서 천자(天子)의 건물이라고 할 원형구조물을 짓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원형건물 축조술에 필요한 고난도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라는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금번 열화당책박물관 기획전 연계 특별강연은, 강사로 초빙된 이상해 문화재위원장의 깊이 있고 열정적인 강연과, 그 강연을 귀담아 듣고 토론에 임해 주신 청중들의 열의 있는 호응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였습니다. 참여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 드리며, 그날의 모습을 담은 사진 몇 장을 담아 공개하오니 추억으로 간직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강연의 원고 파일은 여기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강연원고: 옛 문헌에 담긴 전통 조영사상

참고로, 이번 전시는 2015년 12월 24일까지 연장 전시될 예정이오니, 한국의 건축문화에 관심있는 주위 분들께 널리 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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